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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팩스 생활

한국 여행 2 (에어캐나다 캔슬 보상받은 이야기)

by debonair1 2025. 1. 26.

그렇게 인천에서 밴쿠버까지 넓은 좌석에서 편하게 왔다. 퍼스트 클래스도 아니고 프리미엄 이코노미 타고 돈이 좋다고 감탄한 나... 밴쿠버 도착해서 자랑스러운 나의 PR카드로 입국심사도 초스피도로 통과했는데 서서히 어둠의 그림자가 다가왔다. 몬트리올 가는 비행기가 딜레이 됐다는 메시지와 밀바우처를 너무 많이 받아서 솔직히 기억도 안 난다. 어찌어찌 몬트리올 가는 걸 탔는데 몬트리올에 도착한 후 핼리팩스 가는 게 취소되고 다음날 세인존으로 가라는 메시지를 받았고 이번에는 호텔 바우처가 이메일로 바로 왔다. 예전에도 몇 번 경험해 봐서 이제 딜레이 되고 호텔바우처 오면 자동으로 일단 호텔 셔틀을 알아보고 타는 곳을 찾는다. 예전에 에어캐나다에서 제공해 준 토론토의 공항 근처 호텔은 깨끗하고 괜찮았는데 이번 몬트리올의 호텔은 진짜 별로였다. 말 그대로 싸구려 호텔이었다.

 

에어캐나다에서 제공한 몬트리올 공항 근처 호텔

짜증 나서 찍은 사진인데 나중에 이렇게 쓰일 줄은 그땐 몰랐다. 화장실도 찝찝 그 자체. 자는 둥 마는 둥 잠을 설치고 아침 일찍 공항을 갔는데 글쎄 세인존까지 가야 하는 걸로 연결해 준 것도 열받아 죽겠는데 글쎼 세인존 가는 것도 딜레이 됐고 거기 가서 하루를 또 자란다. 정말 미친 것들 아니야. 공항에서 문자를 보자마자 나도 모르게 정말 육성으로 쌍욕이 나왔다. 눈물까지 찔끔했다. 

나는 더이상 참을 수가 없어서 공항에서 이성을 읽고 정신없이 에어캐나다 데스크를 찾았다. 너무 웃긴 게 헤매던 와중에 한 게이트에서 핼리팩스 가는 게이트가 있는 게 아닌가. 또 한 번 육성으로 쌍욕을 했다. 아니 이렇게 비행기가 있는데 왜 나를 세인존으로 보내는 거야.

나는 이날 사람이 생사가 걸리니 눈에 뵈는게 없고 영어가 술술 나오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그냥 다짜고짜 더 이상 참을 수가 없고 난 내일까지 도저히 기다릴 수 없다. 빨리 핼리팩스 내 집으로 보내달라고 따졌다. 오는 길에 핼리팩스행 비행기 뜨는 게이트 봤는데 자리가 있던 없던 그거 태워달라고 볶았다. 그런데 기대 안 하고 한 말인데 그게 자리가 있었다. 아니 근데 왜 나를 세인존으로 보내는 거야 도대체. 근데 문제는 자리는 있어서 나는 탈 수 있지만 내 수하물을 실을 시간이 안된다고 대신 이다음 비행기를 타라고 했다.

 

 

아니 도대체 핼리팩스 가는 비행기가 이렇게 수두룩한테 나를 왜 세인존으로 보내려고 한 거지. 나는 땡큐를 연발하며 새 티켓을 받아서 행복하게 밥을 먹으러 갔다. 밀 바우처가 많지만 공항에 도대체 먹을 음식이 없었다. 달걀 후라에 프라이팬 검댕이 다 묻고 맛도 없고. 그래서 계속 스타벅스만 사 먹었다. 결국엔 스타벅스도 질리고 입맛도 없어서 다 쓰지도 못했다.  아 이제 진짜 공항 근처도 가기 싫고 스타벅스도 싫고 기다리면서 유튜브, 틱톡 너무 많이 봐서 정신이 돌아버리는 줄 알았다. 아, 그리고 애걸복걸해서 바꾼 비행기도 계속 딜레이돼서 낮 1시 출발 비행기가 밤 8시 넘어 출발했다. 

 

할리팩스에 도착은 했는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짐을 3개나 부쳤는데 하나도 안 왔다. 내가 이럴 줄 알았다. 몬트리올에서 내 짐이 세인존 가는 비행기에 로드했다는 알림이 와서 데스크에 가서 말했더니 내 가방들 아직 스캔도 안 됐고 핼리팩스로 바로 가니까 걱정 붙들어 매라는 답을 들었는데 내가 그 말을 믿으면 안 됐는데... 가방이 하나도 안 와서 그냥 빈 손으로 집에 왔다. 애들 선물도 바리바리 싼 한국 음식도 다 세인존에 가있었다. 

 

짐은 다행히 다음 날 잘 왔다. 짐이 도착 안한 경우는 이것도 경험해 봐서 아는데 ㅎㅎ 그래도 빨리 배달해 주는 편이다. 그리고 수하물 부치는 비용을 환불해 준다. 언제 해줄지 몰라서 문제였다.

 

더 열받는 건 집에 온후 에어캐나다에 클레임을 했는데 글쎄 캔슬과 딜레이로 인한 보상에 내가 eligible하지 않다는 답을 받았다. 한국에서의 호텔과 육개장값은 보상되지만 그게 다라는 것이다. 정말 이것들 안 되겠네 싶었다. 세 번째 쌍욕 유발. 중간에 날씨 문제도 있긴 했지만 아예 인천에서부터 캔슬된 거는 그것도 아니고 설명도 없다가 보상 안 해주겠다는 도대체 무슨 경우인지. 너무 열받으면 영어가 또 술술 되는 두 번째 경험을 했다. 이메일을 썼다. 정중하지만 단호하게. 오, 근데 내 쓰기 실력 때문인지 아니면 리뷰 결과가 바뀐 건지 무슨 이유인진 모르지만 $1,000를 보상해 준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틀 후에 입금됐다. 수하물비 환급은 아직 진행 중, 역시 에어캐나다이다.

한국 여행 2 (에어캐나다 캔슬 보상받은 이야기)
내 영작 실력때문이라고 믿는다
한국 여행 2 (에어캐나다 캔슬 보상받은 이야기)
의외로 빨랐던 입급

이번 경험으로 얻은 교훈:

딜레이나 캔슬되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customer desk가서 일단 얘기해 본다. 

딜레이나 캔슬되면 공항에 있는 경우 카운터에 가서 상황을 알아보고 가능한 경우에는 바우처를 받는다.

보상이 eligible하지 않다고 해도 다시 클레임 해본다.

 

48시간을 버렸지만 배운게 있고 돈도 받았으니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백수이길 다행이지 일할 때 이런 일 겪었으면 정말 힘들었을 것 같다. 48시간에 1000달러 벌었으니 시간당 20달러 벌었다고 생각하자. 캐나다 최저임금은 넘겼다.